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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자라기, 김창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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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성헌 (SeongHeon Sim)
들어가기에 앞서
며칠 전 28번째 생일을 맞았고, 언제나 감사한 친구에게 좋은 책을 선물 받았다. 요근래 어떤 장르가 됐든 책을 읽어보려고 이북 리더기까지 장만 했는데, 이런 내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너무 감사한 선물을 내게 보내주었다.
아직 다 읽지 못한, 얼른 읽어야 할 개발 관련 책들이 책장 한 켠에 층층이 쌓여 있는데도 함께 자라기 가 먼저 손에 잡힌 이유는 공부해야지 하는 부담감이 적었던 이유가 가장 컸다.
그간 개발 서적들을 읽을 때마다 책에 나온 지식들을 머리에 꾹꾹 담아야 한다는 압박감과 부담감 때문에 중간에 지쳐 포기하곤 했는데 함께 자라기 는 그런 부담이 적었고, 무엇보다 어떤 지식을 담기 보다 나의 평소 삶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라 그런지 출퇴근하며 정말 재밌게 읽었던 것 같다.
느낀 점들
책의 내용은 개인으로 시작해서 주니어 개발자나 높은 직급의 전문가 혹은 관리자 등 여러 관점에서 어떻게 애자일을 효과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최고의 능률을 이끌어낼지 말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느낀 점들은 다음과 같다.
- 나는 평소에 어떻게 공부를 하고 있었는가?
- 분명 공부한 내용인데, 왜 그 개념이 내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 부적절한 내용으로 그저 습관성 커밋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 공부하는 내용이 흥미롭게 느껴지는가, 혹은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는가?
- 나는 현업에서 질문을 얼마나 많이 하는가?
- 그 질문의 깊이는 어느 정도인가?
- 타인의 질문에 대해 나는 얼마나 공감하며 함께 해결하기를 실천하고 있는가?
- 객관적으로 나의 실력은 어느정도이며, 내가 현업에서 맡고 있는 일의 난이도는 어느정도인가?
- 나는 팀원들과 함께 자라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많은 생각들 중에서 특히나 중요하다고 내게 꼭 필요한 내용들만 간략히 정리했는데, 위의 내용들은 책을 읽기 전에도 평소에 알고 있었지만 ‘나는 잘하고 있어! 그러니까 괜찮아!’ 라며 애써 외면하던 내용들을 책을 통해 눈 앞에 마주하게 되어 많은 자극이 되었다.
왜냐하면 책은 ’넌 XXX 이런 사람이니까 YYY 처럼 행동해야 해!’ 보다는 객관적 지표와 저자가 겪은 일화를 바탕으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혹은 내가 성장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면 좋을지 등 여러 생각을 자발적으로 할 수 있게 해줬기 때문인데, 자연스럽게 나를 되돌아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 라는 사람은 어떤 부분은 좋고 어떤 부분은 조금 부족할까? 위의 내용들을 곰곰이 생각해봤을 때, 내가 바라보는 ‘나'는 다음과 같다.
- 긍정적인 부분
- 어떤 상황에서든 1분이라도 공부하려고 움직인다.
-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과거에 비해 꾸준함이 많이 늘었다고 느낀다.
- (흥미를 느끼는 부분에 한해) 문제에 부딪히면 어떻게든 해결하고자 한다.
- 언제나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대로 움직인다.
- (깊은 관계에 한해) 상대가 마주한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 부정적인 부분
- 집중력을 끝까지 가지고 가는 시간이 짧다.
- 개념을 소화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은 알고 있고 남에게 보여주는 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걸 알지만, 어쨌든 보여주기 식 기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부분에 한해) 개념에 대해 조금만 깊숙이 파고 들어가면 금방 끈기를 잃는다.
- (얕은 관계에 한해) 굳이 내 일처럼 느끼지 못한다.
- 정말 명확히 선을 긋고 행동한다.
- (얕은 관계에 한해) 피드백에 대해 두려움이 크고, 그로 인해 협업하는 것이 무섭다.
- 모든 준비가 완벽한 상태에서 시작하기를 원한다.
부정적인 부분은 작성하기 쉬운 반면 긍정적인 부분은 정말 골똘히 생각을 짜내 겨우 얻은 내용들이다.
사실 두 내용을 비교해보면 사실 경우에 따라 어떻게 행동하는지 나뉘어 지는데, 그 경계는 함께하는 사람이 나와 친밀한 관계인지 혹은 현재 내 컨디션이 ‘나’와 싸웠을 때 이길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나뉘어진다.
책 후반에서도 말하는 내용인데, 함께하는 사람이 내가 느꼈을 때 어떤 사람인지 혹은 내가 상대방에게 어떤 사람인지 같은 서로 간 신뢰감이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구나 느꼈다.
예를 함께 학원을 다니던 친구들과 공부하거나 서로 모르는 내용에 대해서 질문 했을 때 내가 엄청난 집중력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는 걸 나 자신이 느끼는 반면, 회사 프로젝트에서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개인에 대한 내용보다는 협업에 대한 내용들이 내게 깊숙이 들어왔는데, 사실 회사에서 느끼는 점이 많기 때문이다. 나는 피드백이 무서운 사람인데, 그 무서움을 조금만 이겨내보려고 노력한다면(가령 질문하기, 코드 리뷰 부탁하기 등) 나로 인해 더 나은 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기 때문이다.
마치며
그럼에도 내가 가진 문제점을 조금이나마 마주하게 되었다는 점과 정말 작지만 함께 자라기 위해 움직일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는 점을 통해 함께 자라기 를 참 잘 읽었다고 생각한다. 당장 내가 당면한 개인적 혹은 함께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없지만 말이다.
내가 인간적으로 성숙해지거나 더 나은 개발자가 된 뒤, 꼭 다시 한 번 읽기로 자신과 약속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그리고 좋은 선물과 생각을 하게 해준 JYJ 씨에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